사랑하면 알게되느니 - 천마산 봄꽃
2023. 3. 2. 14:44ㆍ식물/야생초본류
2015. 4
들로 산으로 막 뛰어다니던 아주 어린 시절,
꺾어 머리에도 꽂고, 따서 코에 대보기도 하며, 줄기에서 나오는
빨간 물이 신기해 손등에 문지르며 놀던 그 풀들이 그 꽃들이,
새삼 소중한 이름으로 내 눈에 내 가슴에 들어옵니다.
낯설지 않은 그 작은 얼굴들, 너를 어디서 많이 보았었는데 어디서 봤더라.
뚜렷한 기억을 할 수는 없지만 기억 저 편에 머물고 있습니다.
노란 꽃, 하얀 꽃, 보라색 꽃, 분홍색의 작고 예쁜 꽃들이 방긋 웃으며
나를 알고 있다는 듯, 쳐다봅니다.
그 예쁜 얼굴들이 왜 이제야 숨을 쉬는 생명체로 내 곁에 왔을까요?
우리는 예전부터 서로를 알고 있었는데 말입니다.
집으로 가는 길 가나 들길, 질퍽한 논 사이로 나 있는 논두렁길, 산길, 오솔길
사람의 발자국이 닿지 않는 흙이 있는 땅이면 어디에든지 피어 있었습니다.
들에서도 산에서도 이름은 몰랐지만 눈에 익어 익숙한 들꽃 산꽃들이,
옛 친구처럼 오래 된 책처럼 정겨워 너무 정겨워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.
사는게 바빴었지요.
시멘트와 콘크리트의 도시에서 잊고 살았습니다.
어제는 비가 올 것 같더니, 다행히 날씨가 숲 여행하기에 딱 좋았습니다.
천마산의 야생 꽃들이 얼마나 귀엽고 예쁘든지요, 나오느니 감탄사뿐입니다.
아름다운 꽃보다 귀엽고 예쁜 꽃이 사랑을 더 오래 받는다고 합니다.
작고 예쁜 우리의 야생 꽃들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오래 오래 받기를
바라며 천마산에 피어 있는 꽃들을 소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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